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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대한민국 전 세대가 갈망하는 치유의 대중문화, ‘90년대 향수/복고’의 의의

 

     현재 대한민국 사회 구성원들은 신자유주의 시대의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생존을 위한 처절한 투쟁으로 개인의 고통이 극심하다. 이는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신세대도 마찬가지이다. 여러 세대가 모인 가정에서는 이로부터 비롯된 치유의 열망에 휩싸이고 이러한 특징은 가족문화로 시작하여 어느새 전반적인 대중문화까지 영향을 끼친다. 이것은 ‘과거의 좋은 시절을 회상하고 떠올리기’를 불러일으켰고 이는 최근 TV에서 ‘응답하라 19○○’ , ‘불후의 명곡’과 같은 1990년대를 재현하는 복고/향수풍의 드라마와 예능의 꾸준한 등장을 야기했다.

 

응답하라 시리즈 (1997, 1994, 1988)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응답하라’ 1997로 시작된 드라마시리즈, ‘나인’과 같은 드라마는 90년대를 회상하게 만드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세대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아비투스(habitous)’라는 개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비투스(habitous)’란 가족문화와 관련된 개념으로, 어려서부터 가족 모두에게 내재화된 특징을 반복해서 재생하며 새로운 문화를 재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치유’를 원하는 여러 세대가 모인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기성세대는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치유’를 갈망하며 그들만의 향수인 ‘90년대’의 문화를 습관적으로 어린 세대에 반복해서 전했던 것이다. 자연스레 기성세대들로부터 신세대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향수가 어떤 것인지 간접적으로 체감하며 호기심을 갖고 추상적인 느낌으로부터 그 향수의 감정을 구체화한다. 이후 그들 역시 외부사회로부터 얻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수단을 90년대 복고풍의 ‘대중문화’로 삼게 된 것이다.

     대중문화는 이처럼 세대 간 다양한 차이를 완화하고 ‘아비투스(habitous)’로 세대적인 동질성을 형성할 수 있으며, ‘90년대’와 같은 특정 과거시점의 대중문화를 재현함으로써 세대 간에 존재 가능성이 있는 균열을 무화한다. 심지어 90년대 복고풍 대중문화가 유행한 시점의 대한민국은 ‘n포세대, ‘유신세대’, ‘88만원 세대’ 등 각 세대들을 의미하는 지칭이 다양했다. 이렇게 심화되는 세대 갈등의 시작점에서 이를 조금이나마 유화시킬 수 있는 대중문화-90년대 향수문화가 유행을 일으킨 것은 앞서 언급한 대중문화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

 

90년대 가요계의 돌풍을 일으킨 '서태지와 아이들'

 

     여러 이들은 동시대에 살더라도 세대마다 인식하는 대중문화의 종류와 특징이 다르다고 생각하며, 특정 세대는 다른 세대의 대중문화에 대한 부족한 이해력으로 새로운 갈등이나 문제점을 발생시킨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대중문화의 또 다른 의의는 여러 사회 구성원들의 내재된 공통 감정으로부터 이끌어 세대 간 가치관의 충돌을 막고 감성의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즉, 세대 간 폭넓은 공감이 가능한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다.

     극변한 발전과 변화를 겪은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미루어 보았을 때 90년대 복고풍 대중문화가 인기를 끈 것은 우연이나 기적이라도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대중문화의 긍정적인 기능과 역할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이는 대중문화가 지닌 의미가 실현된 한 가지 좋은 예시이다. 여러 세대가 공존하며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이러한 대중문화는 그 의의로부터 다수 사회구성원들의 공감을 이끌어냄으로써 세대 간 격차를 최소화하고 이해를 극대화하며 그 사회의 문화적 자본의 가치를 키워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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