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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일자리 정책’으로 살펴본 정치적 맥락에서의 세대 갈등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예산이 있다면 축구장을 만들겠습니까, 게이트볼장을 만들겠습니까?”라고 물어보면 일본 정치가는 십상팔구 ‘게이트볼장’을 신축하겠다고 한다. 그들은 나라의 스포츠 발전을 위해서는 축구장이 미래 지향적 선택임을 뻔히 알지만, 노인 표심 때문에 이기적 선택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평균 유권자 나이가 예순에 달하는 일본의 정치는 결국 모든 정책이 노인 중심으로 계속해서 편향됐다. 당장의 득실만을 고려한 일본 정치인들의 정책은 마구잡이로 노인 복지 예산을 늘려 국채가 1100조엔에 다다르게 하고 동시에 더욱 심각한 문제인 세대 갈등을 야기한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일자리 정책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접근할 수 있다.

 

    

일본과 한국의 초고령사회 진입

 

     2000년대 이후 일자리정책 예산을 통한 주 수혜자 중 청년층의 비율은 매우 낮다. 이는 국가가 일자리정책 예산을 주로 저학력 고령자들이 쉽게 접근하도록 계획되어 있는 직접일자리 창출사업에 집중적으로 배정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공공기관은 다수의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만한 여건’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노동 공급의 입장에서 직업 훈련이나 고용서비스와 같은 제도에 예산을 배정하기보다 일자리의 ‘양’만 늘려 청년들의 눈높이를 낮추기 위해서만 노력했다. 결론적으로, 2000년대 청년실업대책은 그 주요 방안이 일자리 공급 수량에 초점을 맞추면서 근본적 해결 방안 요소인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수박 겉핥기식에 머물며 외적으로는 청년 취업난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결과는 노인층의 지지를 얻기 위한 고령자들의 취업률만 높여준 꼴이다.

 

사진출처 : 고학력자 취업난 갈수록 '심각'…전문대 취업률 상승 _ '2013.08.29 mbc 뉴스'

 

     즉, 청년들의 실업률 해결이 주목적이 되어야 할 일자리 정책은 정치적 갈등과 세대 간 불평등을 악화시켰다. 청년과 노년 세대 간 이해관계의 갈등이 점차 심각한 정국으로 이르고 있는 것은 정치인들의 이기적 정책이 세대 간 불평등을 심화시키는데 기인한 바가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일자리 정책과 같은 복지 정책의 어려움은 무엇인가. 과거 고도 성장기에 청년정책과 청년복지정책의 필요성은 낮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취업전선에 뛰어들거나 대학에 진학했고 결국 직업을 얻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경제적으로 장기불황과 실업률이 심각한 상황에서 2~30대는 일정 기간을 가족 또는 개인의 능력에 의존해 버텨야만 한다. 한국사회의 복지프레임은 근로 능력이 없는 장애인과 은퇴 이후의 노인 등에 초점을 맞추면서 새롭게 취약집단으로 부상하고 있는 청년을 적절히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반면, 복지체제를 우선하여 수립한 유럽 선진국들은 70년대부터 발생한 “청년하위계층”의 등장을 통해 사회적 약자로서 그들을 새롭게 인식하고 그에 상응하는 청년정책을 계속해서 수정, 보완해 나갔다. 그러나 아직 복지국가의 형성기에 머무르는 한국은 다수의 취약집단인 노인과 함께 새로운 약자인 청년을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에 놓여 있다.

 

근로빈곤 계층 중 청년층의 비율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 대안과 정치적 개혁 없이 세대 갈등을 단지 특정 정파의 이익에 악용하려는 세대 정치는 국가적 차원의 세대 갈등을 더욱 심각하게 한다. 저출산 고령화의 상황에서 이런 세대 정치의 결론은 자연스럽게 청년의 패배로 귀결될 확률이 크며 이 경우 ‘3포세대’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사회재생산이 막히며 장기간 경제 침체의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국가정책은 사회를 통합하고 유지하는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 즉, 사회적 배제집단들을 파악하여 적절히 자원을 배분해야 할 의무와 역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배제된 집단에 대한 공평한 자원 배분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한국이 고령화사회에 진입하면서 빈곤 노인에 대한 관심과 정책적 지원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특정 세대에만 집중적으로 자원을 지원하는 것은 급격한 성장을 이룬 특징을 가진 현재의 한국 사회구조에서 세대 간 균열을 심화한다. 사회통합의 측면에서 특정 세대가 아니라 전 세대에 보편적 복지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더욱 높은 통합 복지의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노인복지와 청년복지를 제로섬 관계를 설정하여 자원 배분을 두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노인과 청년의 복지를 동시에 늘리는 방향으로의 정책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출처 : 기획재정부

세대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정책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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