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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KBO리그도 어느덧 막바지로 향합니다.

총 720편의 드라마가 계속해서 펼처져왔고, 마지막까지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것입니다.

저희 '같은 곳에서' 블로그는 모든 경기를 'WE'(win expectancy, 승리확률)로 분석하여 각각의 경기가 어디서 승부처였는지, 그 때 어떤 선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지 꼼꼼히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시즌이 완전히 끝나고 야구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야구팬들의 아쉬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려 하는 동시에, 지난 시즌에 어떤 경기들을 그들이 즐기고 응원했는지 되돌아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170331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치뤄진 기아와 삼성의 팀간 1차전을 분석해봤습니다.

 

 


17.03.31

기아vs삼성 1차전

1 선발라인업

2016년 시즌까지 삼성의 주전 4번타자이자 좌익수로 출전했었던 최형우 선수가 기아의 선발 라인업에 올라간 것이 가장 눈에 띕니다.

양팀 다 개막전 선발투수는 외국인 투수로 내놓았습니다. 특히 헥터 선수는 외국인 최고 연봉인 170만 달러(약 20억)로 계약을 맺은 선수로 기아에서 큰 기대를 건 선수입니다. 삼성의 패트릭 선수는 헥터의 반값도 안되는 계약금 - 45만 달러(약 5억) 으로 영입되었습니다. 연봉에서는 차이가 나지만 분명 개막전 선발로 감독이 지정한 만큼 두 선수는 시즌동안 1선발 보직을 맡도록 프런트와 감독에게 기대를 받았을 것입니다.

 

 

 

 

2 WE graph

오늘 경기 승리팀 기아의 승리확률 변화 그래프 입니다.

WE 그래프를 보시면 승리 확률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구간을 보실 수 있는 데, 이것이 바로 이 경기의 승부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경기의 승부처는 총 4곳이었습니다.

처음(1회초 시작) 기아의 승리확률은 we 모델에서 어웨이(원정)팀의 승률인 46.1%로 시작합니다.

 

 

 

 

 

승부처1

나지완의 마수걸이 1점 홈런(시즌1호) vs 패트릭

2회초 1사, 나지완이 타석에 들어서고 패트릭의 2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만듭니다.(110M) 기아의 선취점이자 개막전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된 나지완은 이 홈런으로 기아의 승리확률을 44.5%에서 56.5%로 무려 12% 상승시킵니다.

 

 

 

 

승부처2

구자욱의 동점 1점 홈런(시즌 1호) vs 헥터

무기력하던 삼성의 공격, 4회말 1사 구자욱이 해결했습니다. 헥터의 초구를 그대로 받아쳐 시즌 자신의 마수걸이 홈런을 만들어냈습니다. 구자욱의 홈런 전까지 1점차 리드로 꾸준히 승리확률을 50%로 이상으로 끌고 가던 기아가 이 홈런으로 인해 무려 승리확률이 14.7% 감소하게 됩니다.

 

 

 

승부처3

최형우의 역전 3루타

패트릭, 헥터 두 투수의 호투로 1대 1 균형을 이루던 중 6회말, 강한울의 실책으로 서동욱 선두타자가 2루까지 진루합니다. 이 때 타석에 들어선 최형우 4번타자. 16시즌 특타율 3할8푼답게 3루타를 터뜨려 기아에게 소중한 역전 점수를 가져다줍니다. 1대 1에서 2대 1 역전을 만든 최형우의 적시타로 기아의 승리확률은 45.3%에서 63.1%로 무려 17.78% 증가합니다. 이는 이 경기의 가장 큰 승리확률 변화로서 기아가 승기를 잡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기아의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라이온즈 파크 3루에 서있는 최형우의 모습이 삼성 팬들에게는 아직 어색하기만 합니다.

 

 


승부처4

승기를 완전히 가져오는 나지완의 만루홈런(시즌 2호) vs 김승현

2대 1로 경기가 이어져 오는 가운데 삼성 불펜에서 엄청난 장작을 쌓기 시작합니다. 8회초 등장한 백정현이 주자를 2명을 쌓고, 이어 등판한 김승현 투수마저 마지막 한 자리 까지 꽉꽉 채워 끝내 주자 만루를 만들었습니다.

1사만루 타석에는 오늘 벌써 홈런 1개를 기록한 나지완입니다. 삼성 배터리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 정면승부를 보았지만 결과는 완패였습니다. 나지완은 홈팬들을 멍하게 만드는 그랜드 슬램을 터뜨립니다.

김승현 선수가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졌지만 약간 밑밑하게 들어갔고 나지완 선수가 이를 툭 밀어쳐 우측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만들어냅니다. 홈런을 치고 승리를 직감한 듯 주먹을 내리치는 나지완 선수의 모습에서 볼 수 있듯이 이 홈런으로 기아의 승리확률은 83.9%에서 98.1%까지 수직 상승합니다. 즉 이 홈런으로 기아는 거의 승리에 다다랐다고 봐도 무방한 것이죠.

 

 

 

 

3 타자 MVP (WE +24.4%)

당연히 홈런 2개를 친 나지완 선수입니다. 2개의 홈런은 각각 기아의 승리확률을 12%, 14.2% 상승시켰습니다. 기아가 오늘 낸 점수인 7점 중 나지완 선수의 홈런이 5점을 차지하니 얼마나 결정적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단연 승리의 주역이었죠.

2회초 1사 때 1점 홈런을 쳐낸 기아 나지완이 3루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 투수 MVP (WE +43.3%)

외국인 선수 최고 연봉으로 기대를 받은 헥터가 정말로 '밥 값'을 했습니다. 시즌 첫 경기에서 바로 첫 승을 챙겼습니다. 17시즌 기아팬들에게 설렘을 가져다 준 헥터를 투수 mvp에 선정했습니다.

1회말 무사에서 KIA 선발투수 헥터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OSEN)

 

 

 

 

 

5 뼈 아픈, 아쉬운, 통한의 장면

6회말 1사 1루 구자욱의 안타 때 1루 주자 김헌곤이 홈으로 쇄도하지만 포수에게 태그 아웃되는 장면입니다. 만약 3루에서 멈추었거나 빠른 발로 홈에서 세이프가 됐다면 경기의 흐름은 완전히 바뀌었을 것입니다.

또한 구자욱의 2루타 이후 헥터의 폭투로 맞은 2사 3루 기회를 러프가 놓친 것이 삼성 입장에서는 가장 아쉽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때 적시타를 쳤다면 동점이 되는 동시에 승리확률을 15% 이상 올릴 수 있었지만 러프는 아쉽게도 2루수 땅볼로 물러납니다. 이로 인해 삼성의 승리확률은 무려 9.8% 감소합니다.

 

 

 

6 선수별 WE 변화

승리투수인 헥터와 중요한 타점을 만들어 낸 나지완, 최형우 선수가 변화시킨 we가 가장 큽니다. 만루홈런을 맞은 삼성의 김승현 선수, 작년에 데뷔한 선수인 만큼 빨리 툴툴 잊고 삼성의 불펜의 핵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7 경기 REVIEW

9회말 러프의 1점 홈런이 터졌지만 때는 너무 늦었습니다. 6회말 동점의 기회를 놓치고 9회말에 터진 홈런은 너무나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한 방씩 터뜨려준 나지완 선수는 러프와 대조되는 활약으로 팀에게 승리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득점권 주자가 있을 때 두 팀의 중심타자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려주는 경기였습니다.

 

 

17.03.31 기아 vs 삼성 1차전

두 팀 선수, 스태프, 코치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by 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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