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ument.onkeypress = getKey;
반응형

세상을 바꾼 과학 논쟁(강윤재) 서평&독후감





이 책을 읽던 중 "13 여성과 과학의 거리두기 : 누구의 책임인가?-과학과 젠더"를 읽고 저자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이슈화 된 페미니즘과도 관련되어 있는 이 목차의 내용에서 저자느 남성과 여성을 단지 이분화하여 여성 과학자들의 사회적 어려움을 호소한다. 물론 객관적 통계자료에 있어서 여성 과학자들의 참여 비율이 상당히 저조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어 여성 과학자들에 대한 지원과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여성 과학자들의 연구 방법을 남성 과학자의 그것과는 다르게 접근하여 새로운 과학하기(science doing)으로 정의하는 것은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성의 이분화라고 밖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러한 시각에 입각하여 필자는 다음과 같은 독후감을 써보았다.

혹시 책을 읽지 않는 분들을 위하여 책의 내용을 최대한 언급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혹시나 독후감을 읽고 페미니즘이나 여성 과학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본 책 목차 13번을 꼭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과학적 객관성에서 여성 중심적 과학의 의미와 그 이해

    저자는 과학계에서 여성 과학자의 저조한 수적 비율과 영향력이 기존 과학의 남성 중심적 관념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맥클린톡’과 ‘수정이론’의 사례를 들어 여성 중심적 과학을 통해 과학이 좀 더 객관성을 가지고 발전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나는 저자가 제시한 두 가지 예시를 보며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과 ‘태양계에서의 명왕성 퇴출 사건’이 각각 떠올랐고 이 사례들을 통해 여성 중심적 과학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맥클린톡의 튀는 유전자’와 마찬가지로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은 당시 과학자들의 반발을 샀다. 그 주요 원인은 연구 결과의 이론적 근거가 되는 두 과학자의 과학하기(science doing)가 기존 과학계의 상식과 완전히 다른 식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먼저 맥클린톡은 기존 생물학 연구와 달리 연구 대상과의 관계맺기와 교감을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코페르니쿠스는 천동설의 기본 모델인 복잡한 주전원에 의심을 품고 천문학 연구의 정석인 관측 과정 없이 행성의 운동을 단순한 원운동 모델로 그린 후 이를 이론적으로 증명해보며 지동설을 확립해나갔다. 나는 여기서 두 과학자가 당시 보편적이고 통념화된 과학하기와 차별되는 그것으로 연구를 진행하여 기존 과학적 이론과 이질적인 의견을 제시했다는 점에 주목하려 한다. 튀는 유전자와 지동설 모두 현재는 과학적으로 인정받는 사실이지만 당시 두 의견은 단지 당시 정설과 차이를 보이고 특히 연구 방법에 있어서 상당히 획기적이었기에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며 상당히 비과학적으로 생각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만약 맥클린톡이 여성 과학자가 아니고 남성 과학자라고 하더라도 그 연구 방법은 생물학계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거로 생각한다. 저자의 주장처럼 맥클린톡이 여성 과학자라는 특성을 가지고 새로운 과학하기를 창안해내어 그것을 남성 과학자들이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코페르니쿠스처럼 남성 과학자가 기존의 연구 방법과 다른 과학하기로 연구를 진행하더라고 이것이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았다는 사실을 과학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즉 나는 여성 중심적 과학의 의미를 기존의 과학계가 인정하는 과학적 접근과 차이가 있는 과학하기에 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 중심적 과학이 오직 여성적 사고방식이라서 제대로 존중받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코페르니쿠스의 연구 방법처럼 그녀들의 과학하기가 기존 과학계의 상식과는 너무 차이가 나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점에서 활성화되지 못했다고 보는 게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글에서 예시로 든 수정이론은 꾸준히 개정되는 과학이론의 특성에 입각할 필요가 있다. 본문을 읽고 수정이론의 변화가 여성 중심적 과학하기를 통해 객관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볼 수 있지만 이보다는 ‘태양계의 명왕성 제외’처럼 여러 과학자가 고민함으로써 가장 정확하고 객관적인 과학에 접근하는 한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수정이론의 변화를 남성 중심적 과학에 여성 중심적 과학이 유입되어 올바른 수정이론을 확립했다는 식으로 이분화하여 보기보다 정설로 여겨지던 이론에 이의를 제기하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는 식으로 이해해야 한다.

     나는 여성 중심적 과학을 ‘여성’에 초점 맞추지 말고 여성 과학자가 만든 ‘새로운’ 방법의 과학하기라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성 구별 없이 특별한 의견과 방법을 제시하는 과학자를 허투루 넘기지 말고 일일이 그 타당성을 따져보며 존중하는 것이 과학의 객관성 확보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과학자들의 새로운 의견을 진심으로 존중하며 무한히 수정되는 과학의 본질을 이해할 때 인류의 과학은 확실한 객관성을 가지고 정답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by PaN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