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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시즌도 저번시즌과 비슷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왕조를 구축했던 과거는 뒤로한 채, 처참하게 무너진 성곽을 복원하기 급급했다. 사실 무너진 성곽을 복원하고 있었는지도 의문이 든다. 나름대로 시즌 예상을 할 때까지만 해도, 숨은 부분 부분에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고 느껴서 희망을 가지고 야구를 보았다. 하지만 신인들의 부상과 더딘 성장으로 인해 긍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했던 부분은 팀이 굴러감에 따라 부족한 부분으로 지적받게 되었다. 더불어 심판 매수 사건이 터지며, 낮은 순위보다도 더욱 치욕스러운 '매수구단'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되기도 했다. 더군다나 2017시즌을 마치고 삼성라이온즈의 정신적 지주였던 이승엽 선수마저 은퇴를 하며, '삼성'이라는 팀을 응원할 만한 메리트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위기 뒤 기회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이럴수록 조금 더 철저한 분석과 반성을 진행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함께 희망찬가를 외쳐볼 수 있지 않을까. 


1. 장필준의 발견


    이번시즌 가장 의미있는 성장을 보여준 위치를 고르자면 아마 구원투수진이 아닐까 싶다. 그 이유는 바로 '장필준'이라는 걸출한 구원투수를 발견한 해이기 때문이다. 2015년 2016년만 하더라도 부상 여파로 인해 130km/h 후반, 140km/h 초반에 머물렀던 속구 구속이 이번시즌 평균 속구 구속이 145.8km/h에 달할만큼 올라왔다. 이 덕인지 속구의 구종가치는 이 때까지 마이너스 값을 기록하고 있었는 것에 반하여 9.9라는 높은 가치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시즌 심창민의 제구 불안으로 인하여 마무리를 꿰차고, 21SV를 올리면서 꽤나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물론 7블론세이브를 올리는 등 조금 들쭉날쭉 하기는 했다.(방어율도 4점대 후반이라 조금 높은편.) 그래도 긁히기만 하면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첫 마무리 시즌이니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고 평가해도 될 것 같다. 다만 원정경기 방어율이 3점대인 것에 비하여 홈경기 방어율이 6점대여서 직관을 쫄깃하게 해준다는 점이 아쉽다. 이번 APBC에도 국가대표마크를 달고 출전하여 오승환의 별명인 오뎅에 장필준의 필을 더한 필뎅이라는 별명을 얻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국제 대회에서 경험을 많이 쌓아 좋은 마무리가 되었으면 한다.



<역투하는 장필준 = 제공  삼성라이온즈>



2. 장원삼, 권오준의 노익장

 

 

 이번 시즌을 지킨 불펜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인물 두명, 바로 장원삼과 권오준이다. 구원 WAR만 보더라도 심창민 장필준을 제외하고는 장원삼, 권오준이 차순위이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 더뎠던 한 해인 만큼, 추격조로 쏠쏠한 활약을 펼쳐준 장원삼과 권오준 선수에게 고마운 한 해였다. 특히나 장원삼은 시즌 초 선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불펜으로 전환당했고, 김한수 감독이 장원삼을 믿지 못하는지 1/3이닝만 끊어서 쓰는 경우도 참 많아서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것이라고 생각이 되는데도 묵묵히 제 할 일을 다해서 정말 고맙다.

 권오준은 19년 동안 많은 굴곡을 겪은 선수답게 큰 비중은 아니었지만, 쏠쏠하게 필요할 때 나와서 잘 버텨주었다. 비록 패전조라고 여겨질 수 있으나, 올해 그런 패전조도 권오준 장원삼이 없었다면 운영 자체가 힘들지 않았을까. 2년 6억원이라는 조금은 낮은 보장금액의 FA를 체결했지만, 현재로서는 사실 그만한 금액도 많을 수 있는 성적을 보여주고 있긴하다. 그래도 삼성이 원하는 것은 성적만이 아닌 투수진의 리더로 팀을 잘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기대했기 때문에 6억원이라는 큰 돈을 안겨준 것이 아닐까 싶다. 더불어 19년 삼성맨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아마 2년 뒤에는 코치의 옷을 입은 권오준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3. 최충연, 그리고 심창민의 '?'


 그래도 심창민은 심창민이었고, 최충연은 올해 삼성의 발견이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물음표가 붙을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최충연의 경우 2017 시즌을 앞두고 많은 기대를 받으며, 시즌 초 선발로 기회를 많이 받았다. 그러나 선발 시 방어율 10.44로 기대에 크게 못미치게 되면서 불펜으로 격하되었다. 불펜 전환 초기 강렬한 구위 덕분에 큰 기대를 받았으나, 한두번씩 무너지는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최충연의 문제는 위기 관리 능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주자가 나가기 전까지는 언히터블한 공을 뿌리지만, 주자가 나가면 볼넷이나 실투가 많아지는 경향(주자 있는 경우 볼넷 32, 피타율 .325(212타석), 주자 없는 경우 볼넷 16, 피타율 .299(204타석))이 있다. 사실 이 부분은 경험이 쌓이다보면 괜찮아질 부분이 분명하며, 실제로도 이번 시즌 초반과 후반의 공은 확연히 달랐음을 알 수 있다. 아직까지 젊은 선수이니 내년을 기약하며, 조금 더 제구를 가다듬는다면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는 날이 머지않아 생길 것으로 보인다.


<최충연의 투구모습, 윤성환을 닮았다. =제공 삼성라이온즈>



 심창민의 경우도 일단은 '역시' 심창민이었다. 시즌 초반 마무리로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어 장필준에게 마무리 자리를 넘겼지만, 구원 WAR를 보면 알 수 있듯, 불펜의 에이스는 심창민이었다. 작년에 이어서 2점대 WAR를 기록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정도면 불펜에서 충분히 주축으로서 소명을 다했다고 생각은 한다. 특히나 불펜진에서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삼진의 갯수가 눈에 띄는데, (작년 76개, 올해 103개) 그만큼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하지만 세부지표로 넘어가보면 물음표가 붙는다. 일단 방어율부터가 작년 2점대에서 4점대로 크게 상승했고, 데뷔초부터 대체적으로 유지됐던 whip 1.2 이하 기록이 올해 깨졌다.(올해 1.31, 부진했던 2014년 제외) 더불어 한자리수로 유지되던 피홈런의 갯수도 13개로 커리어 로우를 찍었는데, 이 문제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보인다. K의 갯수는 늘었는데,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필자는 심창민의 혹사로 인한 릴리스포인트의 변화에 의심표를 던진다. 이런 의혹 제기는 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에서 한번 다룬적이 있는 내용이다.

http://www.spotvnews.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55859

 

<역투하는 심창민 = 출처 스포티비뉴스>

 실제로도 릴리스포인트의 변화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 피홈런에 앞서 볼넷의 개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방점을 찍고 살펴보도록 하자. 사실상 투수가 안정된 릴리스포인트를 잡지 못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제구를 잘 할 수 없다는 결론으로 도달한다. 불안정한 릴리스포인트에서 어떻게 원하는 곳으로 공을 뿌릴 수 있겠는가. 불규칙적인 폼은 타자에게 쿠세(투수들의 습관)를 읽히지 않게 해 제구만 된다면 삼진능력을 높일 수 있겠지만, 칼럼에도 나오듯이 부상, 제구 난조를 불러 일으킬 수 밖에 없다. 이는 볼을 고를 수 있게 된 타자들이 마음껏 풀스윙을 할 수 있게되어 피홈런이 많아질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해준다.

 최충연과 심창민 두 투수 모두 '제구'라는 부분에서 물음표가 찍혔는데, 명코치 오치아이 코치님과 제구력을 가다듬는데 스프링캠프 기간, 구슬땀을 쏟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물음표가 느낌표가 되어 2018년을 지배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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