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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스는 루시의 동생입니다. 한때는 자기 누나와 같이 어울려 다니기도 했지만, 누나인 루시의 등쌀과 명령으로 인해 자신의 담요가 근처에 없으면 매우 불안해하여 한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태입니다(이로 인해 심리학계에서는 아이가 엄마와 떨어지는 과도기에 엄마 대신 집착하는 대상인 이행 대상의 대표적 사례로 라이너스의 담요를 이용합니다). 누나인 루시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담요를 땅에 파묻고 벽장에 넣고 문을 잠궈버리는 등의 방법을 시도했지만 라이너스의 불안증세가 너무 커져 어쩔 수 없었습니다.


라이너스는 능력자입니다. 라이너스가 찰리 브라운만큼 성장하기 전 시기, 그는 풍선을 정육면체 모양으로 불 수 있었으며, 나무블록 쌓기, 카드탑 쌓기, 모래성 쌓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강점을 나타냈습니다. 성장 후에는 이러한 경향은 잘 나타나지 않지만, 남들과는 깊은 생각을 가지고 행동합니다. 이로 인해 라이너스는 찰리 브라운과 자주 어울려 지냅니다. 찰리 브라운도 깊은 생각을 하지만 라이너스를 제외하고는 주의 깊게 듣는 사람이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이러한 생각을 다른 캐릭터에게 말한 때, 비웃음만 받거나 면박만 받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어쩌면 두 인물 모두 서로 다른 경로로 심적 고통을 받고 그만큼 깊어진 생각을 가지기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서로 어울려 다닌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슈뢰더는 피아노계의 천재입니다. 자신이 아기일 때 찰리 브라운이 장난감 피아노를 처음 소개시켜 준 후, 누구의 도움도 없이 피아노곡을 연주합니다. 이러한 재능으로 몇 번 연주회도 열었고, 친구들과 야구를 할 때 포수를 맡는 행동 외에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장난감 피아노를 연주하는 데 씁니다. (실제 피아노를 칠 기회도 여러 번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잘 맞지 않았나 본지, 만화가 끝날 때 까지 계속 장난감 피아노를 연주합니다).


슈뢰더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베토벤입니다. 루시의 슈뢰더를 향한 열렬한 구애(?)에도 불구하고 그 집념은 변하지 않습니다. 매년 베토벤이 태어난 날인 1217일이 되기 전 며칠 동안 팻말로 베토벤의 탄신일을 광고하고, 어떨 때는 스누피 까지 끌어들입니다. 실제로 만화에 등장하는 대부분 컷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외적으로 드러난 것이 많이 없기도 합니다.(적어도 제가 가지고 있는 피너츠 만화 중 1962년까지는 그런 것 같습니다)

 

내일은 베토벤 탄신일입니다/내일! 내일! 내일! /12월 16일/내일이 바로 그날입니다!/못참겠네.

스누피는 찰리 브라운이 살고 있는 집에서 키우는 개입니다. 처음에는 단지 엑스트라 형태로 나왔고, 초기에는 비중이 없다는 이유로 없애질 위기도 있었지만 슐츠가 이를 거부함으로써 가까스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슐츠가 애정을 가진 등장인물이라서 그런지, 슐츠는 스누피의 비중을 서서히 높여 거의 주인공인 찰리 브라운만큼 만화에 자주 등장하도록 만듭니다.(결국엔 스누피의 캐릭터성으로 인해 <피너츠> 등장인물 중 압도적인 인지도를 자랑하고, 2015<피너츠> 극장판이 개봉됐을 때 제목이 <스누피: 더 피너츠 무비>로 제목 맨 앞에 이름을 다는 경사를 맞았습니다. 찰리브라운 지못미 ㅠㅠ) 활발하고 끊임없는 체력을 가져 3대 지옥견 중 하나인 비글이라서 그런지 한 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찰리 브라운을 포함해 다른 등장인물과도 잘 어울려 다닙니다. 그래서 그런지, 시간이 지날수록 스누피는 네 발보다 두 발로 서서 걸어나닐 때가 더 많아지는 경향이 보입니다.

           시간에 따른 스누피의 변천사, 1950년대를 제외하면 모두 이족보행을 하는 듯

스누피는 어떻게 보면 과대망상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생각을 합니다. 처음에는 독수리, 퓨마 등의 동물에서부터, 나중에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싸우는 병사라던지, 하늘 위에서 기관총을 든 채 싸우는 비행사라던지... 초기에 스누피의 흉내내기는 단지 자기의 모습을 바꾸는 정도로 그치지만(하지만 모습 흉내내기의 완성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배경과 소리가 현실적으로 바뀌어집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스누피를 망상에서 깨울 때, 자신의 개집 위에 올라가 가상의 조종간을 잡고 흉내를 내는 모습을 보면, 어떨 때는 좀 허무한 느낌도 듭니다.

 

안타깝지만, 글쓴이가 가지고 있는 책 분량이 1962년까지인 관계로 이외의 설명을 구체적으로 하기에는 힘들 것 같습니다. 바이올렛도 1951년부터 나온 전통적인 캐릭터긴 하지만 다른 인물들에 비해 캐릭터 자체의 성격이나 행동을 알기 어려웠고, 샐리 브라운은 1959년에 막 등장했고, 페퍼민트 패티, 마시, 프랭클린, 스누피의 가족 등 주요 캐릭터들은 아직 1962년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그 이후의 책을 살 수 있다면 새로운 인물묘사를 초가하거나 기존 등장인물을 더 자세히 묘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외 다양한 <피너츠>주요 등장인물들. 1970년대 후반까지 <피너츠 완전판>이 발매된다면 자세히 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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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키'19221125일 이발사인 아버지 밑에서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 성적은 좋았지만 고등학교 때는 잘하는 거라곤 없는 문제아였고, 여자애들에게 말을 걸 요령도 없었으며, 동급생들에게는 놀림거리였습니다. 그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 대부분을 영화와 만화책을 보는데 사용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미네소타 대학 만화강좌에 등록하면서 드로잉에 눈을 뜹니다. 이후에도 그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1943년 군에 징집되어 세계 제 2차 대전에서 싸워야했죠. 무사히 퇴역한 그는 자신의고향인 세인트폴로 돌아가 상업미술 강의를 하다가 <꼬마 친구들>이라는, 자신의 첫 만화를 지역지에 연재합니다. 하지만 더 나은 조건에서 연재를 원했던 그는 뉴욕으로 가 유나이티드 피쳐스 신디케이트(만화, 사설 등 지은이의 주관이 있는 기사를 중소 언론사에 공급하는 곳)에 자신의 만화를 보내기 시작합니다.

 

                       찰스 M. '스파키' 슐츠가 연재를 시작한 초기 모습.


그리고 이것이 바로 '피너츠'의 시작이었습니다.

 

피너츠는 1950102일부터 2000213일까지 매일 연재된 네칸 만화입니다. 어른 없이 아이들로만 이루어진(실제로 어른은 언급되지만 전체 모습은 나오지 않습니다) 특이한 컨셉이 특징이며, 아이들 사이의 아이들답지 않은 대화들을 통해 전개됩니다.

네칸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50여 년 동안 17,897개의 만화를 그려낸 만큼 등장인물도 다양합니다. 우리는 보통 피너츠 하면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를 떠올리지만, 실제로 <피너츠> 첫 화에서 찰리 브라운이 한 일은 그저 길을 지나가는 것 뿐이었으며, 스누피는 아예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첫화에 등장한 스누피도 단지 일반 비글처럼 보입니다. 비중이 적다는 이유로 삭제당할 위기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림체가 바뀌면서 스누피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마침내 스누피는 자신의 주인보다 더 유명한 등장인물이 됩니다. 또한 찰리 브라운도 처음에는 셔미와 패티라는 두 인물 사이에서 감초 같은 역할을 하다가 바이올렛, 슈뢰더, 루시, 라이너스 등의 캐릭터가 더해지고 찰리 브라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피너츠>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 모습. 왼쪽 위에서부터 픽펜, 슈뢰더, 프랭클린, 샐리 브라운, 마시, 패퍼민트 패티, 라이너스, 스누피, 찰리 브라운, 루시, 우드스탁


우리나라에서의 <피너츠>는 단지 다른 미국 애니메이션 중 하나로 생각되지만 미국에서 <피너츠>란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바로 특정 기념일마다 방송되는 TV 스페셜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45편의 TV 스페셜(이 중 2개는 비디오용)이 방영된 피너츠 애니메이션의 첫 작품은 1965129CBS에서 방영된 찰리 브라운의 크리스마스(A Charlie Brown Cristmas) 였습니다.

1960년 초반, TV 프로듀셔 리 멘델슨(Lee Mendelson)은 본래 찰스 슐츠의 삶과 피너츠에 대한 TV 다큐멘터리를 만들 계획이었습니다. 또한 애니메이터 빌 멜렌데즈(Bill Melendez)를 섭외하여 다큐멘터리 안에 넣을 피너츠 애니메이션을 제작했습니다. 그렇게 다큐멘터리가 제작될 무렵, TV에 다큐멘터리를 상영해줄 방송사와 스폰서를 찾던 멘델슨은 19654, 코카콜라 컴퍼니에서 놀라운 제안을 듣게 됩니다. 자기 회사가 스폰서를 맡는 대신, 크리스마스 날 방영할 TV 스페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달라는 조건이었습니다. 학교 역할극, 성경에서 볼 수 있는 장면, 재즈와 전통음악이 가미된 ost 등의 구체적인 조건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이러한 요구를 들은 원작자 찰스 슐츠는 회사에서 요구한 대로 단 하루만에 애니메이션 플롯을 짜서 보냈고, 멘델슨과 빌 멜렌데즈 프로덕션은 본래 CBS에서 제공한 예산을 2만달러나 초과한 96천달러의 예산으로 방영일로부터 거의 열흘 전 겨우 완성하게 됩니다.

 

첫 애니메이션이 완성된 후, 제작자들은 큰 기대를 갖지 못했습니다. 그림체는 거칠었고, 소리와 색조도 선명하지 않았으며, 요구대로 넣은 재즈 음악은 어린이가 주인공인 만화 치고 너무 우울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방영 후 애니메이션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피너츠 자체의 분위기와 줄거리를 음성, 그림체, 음악 등이 극대화시켰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이후 몇 년 동안 크리스마스가 되면 방송국에서 이 애니메이션을 꼭 틀어줬고, 그 이후에도 추수감사절, 발렌타인데이, 신정 등 특정 기념일을 포함한 다양한 시간에 수많은 피너츠 TV 스페셜이 만들어저 방영되게 됩니다.(저는 개인적으로 빈스 과랄디 트리오(Vince Guaraldi trio)가 연주한 피너츠 애니메니션의 다양한 테마들을 즐겨듣습니다) 이 작품이 없었다면, 우리는 45개의 다양한 피너츠 애니메이션과 극장판 애니메이션까지도 볼 수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수십 년 간 애니메이션의 플롯을 짬과 동시에 매일 펑크없이 네칸 만화를 그렸던 슐츠였지만(<피너츠>의 첫 휴재도 1997년 한 달 휴가가 전부였습니다), 세월과 병세는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말년에 파킨슨병과 대장암으로 19991214일 갑작스럽게 연재를 중단했고, 2000212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납니다. 놀랍게도, 그가 그린 세이브 만화까지도 없어져 공식적으로 마지막화가 인쇄된 날짜도 그가 죽은 다음 날이었습니다. 그의 마지막 만화에서는, 자신의 은퇴와 편집자, 독자들에 대한 감사, 찰리 브라운, 스누피, 루시, 라이너스 등 자신이 창조한 만화 캐릭터들을 그리워하는 내용의 편지가 적혀져 있었습니다.

 

        <피너츠>의 마지막 회. 여러 피너츠 캐릭터들과 함께 슐츠가 쓴 편지가 눈에 띈다.

쓰다보니까 이야기가 좀 길어졌네요. 다음 편에는 피너츠에 나오는 주요 등장인물에 대한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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